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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읽는 소설이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신간같이 보여 그냥 하나 집어들고 나왔었는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타무라 가오루의 '턴'은 '스킵', '리셋' 에 이은 시간 3부작 중 하나라고 한다. 줄거리는 교통 사고를 당한 여주인공이 시간의 굴레에 갇혀 매일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는 이야기이다.

우선 '턴'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마치 '초속 5센티미터'나 '하나와 앨리스' 같은 일본풍의 아름다운 영상들을 보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문체에 일본작가들 특유의 여리고 감성적인 느낌들이 베어있었다. 전반부는 지루할 만큼 일상생활의 묘사에 치중하다가 후반부에 들어 긴박한 일들이 터지고 만다. 매일 똑같은 시간으로 Turn 하는 주인공에게 낯선 전화가 걸려오고, 다른 세계와 연결되고, 또 다른 '시간의 유배자'를 만나면서 스토리는 점점 긴박해 진다.

턴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시간의 흐름이 존재한다면 흘러가버린 시간의 그 한 순간은 또 다른 세계를 만든다는 개념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어제 3:15분의 내가 살고 있는 세계와 오늘 3:15분의 내가 살고 있는 세계는 다르다는 것이다. 만약에 어떤 이유로 어제 3:15분에 살고 있던 내가 그대로 그 시간에 갇혀 버린다면, 나머지 존재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세계로 떠나 버리고, 나 혼자 남아 마치 유배당한 것 처럼 지내야 한다는 개념이었다. 소설의 상상력은 실제 밝혀진 과학보다 더욱 그럴싸하고 멋져 보인다.

내일이 없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나에게 미래가 없다면? 기록되지 않는 하루는 또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인간은 무의미해지고 무력해지지 않을까? 아니면 혹은 나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미친듯이 무언가를 하게 될까? 이런 생각들도 해보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p.s : 솔직히 이 작품은 연애소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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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5 09:48 2009/06/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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